작은 상처 얕보다 큰 코 다친다… 급성 세균 감염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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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상처 얕보다 큰 코 다친다… 급성 세균 감염증 주의

AtlantaJoa 0 998 2021.08.02 10:12
모기·벌레에 물린 상처 방치 경우
피부 괴사·패혈증 등 부를 수도
비만일 땐 더 위험… 신속 치료 중요


직장인 임모(57)씨는 얼마 전 계단에서 넘어져 생긴 오른쪽 정강이쪽 상처를 방치하다 큰 화를 당할 뻔했다. 지혈을 하고 소독약을 바른 뒤 아무는 듯 했던 상처가 2주쯤 지나면서 빨갛게 돼 화끈거렸고 급기야 다리 전체가 퉁퉁 부어올랐다. 상처가 덧나 염증이 악화된 것이다. 결국 입원해 항생제 주사 치료를 받고서야 부기와 염증이 가라앉았다. 의사가 “상처의 세균 감염이 원인으로, 하마터면 다리를 자를 뻔했다”고 말한 것을 듣고서야 임씨는 심각성을 깨달았다. 그는 “곧 아물겠거니 하고 샤워하거나 바깥에 나갈 때도 상처에 별로 신경을 안 썼다. 미련했던 것 같다”고 했다.



요즘같은 무더운 날씨에는 팔·다리의 작은 상처도 쉽게 덧날 수 있다. 세균 감염이 급격히 진행돼 생긴 ‘연조직염’의 치료 시기를 놓치면 피부 괴사나 패혈증, 골관절염 등 큰 합병증을 부를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임씨가 겪은 질환은 흔히 ‘봉와직염(蜂窩織染)’으로 알려진 ‘연조직염’이다. 피부와 아래 조직에 발생하는 급성 세균 감염증을 말한다. 과거 벌집 모양 염증이란 뜻의 봉와직염(혹은 봉소직염)으로 불렸으나 의학용어 우리말 개정으로 연조직염으로 바뀌었다.

연조직염은 모기·벌레에 물린 사소한 상처에서도 시작될 수 있고 치료 시기를 놓쳐 세균 감염이 번지면 피부 괴사, 패혈증(세균 독소가 전체 혈액으로 퍼짐), 화농성 관절염(고름이 터져 관절로 들어감), 골수염 등 큰 합병증으로 이어지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결코 가볍게 봐선 안되는 이유다.

특히 요즘처럼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여름철에 많이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외상이나 궤양, 모낭염 등 선행 감염이 있거나 무좀·당뇨병 환자, 알코올 중독자 등이 걸릴 확률이 높다. 비만할수록 연조직염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새로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19년에 122만3000여명의 연조직염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월별로 보면 8월 16만1938명, 7월 15만2863명이 진료받아 1·2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우용 감염내과 교수는 2일 “아무래도 습도가 높고 야외활동이 늘면서 황색포도알균과 A군사슬알균 등 주요 원인 세균의 번식이 쉽고 상처를 입거나 모기 등 곤충 물린 부위가 연조직염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여름에는 가벼운 찰과상, 화상 부위, 수술 절개 부위, 치료를 위해 정맥에 꽂은 도관으로도 세균이 잘 침투해 염증이 커질 수 있다.

손·발, 다리에 주로 생기는 연조직염은 피부층 아래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그 범위가 넓고 깊다. 감염이 진행되면 해당 부위가 붉게 부어오르고 물집·고름이 동반되기도 한다. 상처 아래에 단단한 덩어리 같은 것이 만져질 때도 있다. 손으로 만지면 따뜻하게 느껴지고 누를 때 피부가 쑥 들어가며 통증이 느껴진다. 감염이 다른 부위로 급격히 퍼지면 감기 걸린 것처럼 온 몸에 열이 나면서 춥고 떨리는 증상도 겪을 수 있다. 발에 무좀이나 림프부종이 있을 경우 감염 및 재발률이 매우 높다.

더구나 상처 초기에는 별 다른 증상이 없어 연고나 파스를 바르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간혹 무좀균에 의해 연조직염이 발생한 경우 무좀으로만 생각하고 무좀약을 바르기도 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상태가 심각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는 게 일선 의료진의 얘기다.

뚱뚱한 사람은 특히 상처 감염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비만할수록 연조직염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걸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정혜숙 교수, 코호트연구소 류승호·장유수 교수팀이 2011~2016년 건강검진자 17만1322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비만한 사람에게서 연조직염이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에 따라 5개 그룹(18.5㎏/㎡ 미만 저체중, 18.5~22.9㎏/㎡ 정상, 23~24.9㎏/㎡ 과체중, 25~29.9㎏/㎡ 비만, 30㎏/㎡ 이상 고도비만)으로 나눠 연조직염 진단 및 입원 발생을 추적관찰했다.

평균 4.2년의 추적관찰 동안 연조직염은 1만4672건 발생했는데, BMI가 정상인 그룹과 비교해 과체중 그룹 8%, 비만 그룹 12%, 고도비만 그룹은 28% 더 연조직염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걸로 나타났다.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인슐린저항성 등이 없는 대사적으로 건강한 사람에서도 비만할수록 연조직염 위험이 높아졌다.

또 연조직염으로 인한 입원 위험은 BMI 정상 그룹에 비해 비만 그룹은 2.2배, 고도비만 그룹은 3.78배 높았다. 대사적으로 건강한 경우라도 비만도와 입원 위험의 상관성은 비례했다. 정혜숙 교수는 “비만하면 당뇨병이나 고혈압, 고지혈증이 동반되기 쉬운데, 이런 비만 합병증이 없더라도 BMI 증가는 연조직염 발생 및 입원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만과 감염성 질환의 연관성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지방 세포는 염증 반응과 면역에 관련한 물질을 생성해 염증반응을 더욱 가속화하고 인체의 정상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연조직염 발생 및 합병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정상 체중 유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여름철 연조직염 예방의 첫걸음은 상처를 되도록 빨리 아물게 하는 것이다. 작은 상처라도 완전히 말린 뒤 연고를 바르고 소독 밴드를 붙여 주는 것이 좋다. 무좀이나 발가락 사이 짓무름이 있으면 바로 치료해야 한다.

정우용 교수는 “특히 모기나 벌레 물린 자리는 침을 바르거나 긁지 말고 가급적 냉찜질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휴가철을 맞아 산이나 바다 등 상처가 나기 쉽고 감염 우려가 있는 곳을 찾을 경우 반팔 보다는 통기가 잘 되는 긴팔 혹은 래시가드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 후에는 꼭 샤워를 하는 등 철저한 개인 위생관리를 지킨다. 연조직염 치료는 초기인 경우를 제외하고 1~2주 입원해 항생제 투여가 필요하다. 무좀은 항진균제 치료와 함께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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