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 TV방송 보는 시대 끝? 미국선 OTT 더 많이 본다
사진=Getty Images bank.
스트리밍 TV 이용률, 케이블·지상파 앞서
스트리밍 이용률, 4년 만에 71% 증가… 광고산업도 활황
미국 시청자들은 TV를 통해 지상파·케이블 등 방송보다 유튜브·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더 많이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리밍 서비스 TV 이용률이 지상파·케이블을 앞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TV 스트리밍 광고 규모는 올해 4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9년까지 매년 8%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닐슨은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지난달 TV를 통한 유튜브·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이용률이 케이블·방송 등 유선방송 이용률을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기존 방송을 대체하는 코드커팅(Cord cutting, 유료방송 시청자가 가입 해지 후 스트리밍 등 새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닐슨에 따르면 지난달 TV를 통한 스트리밍 이용률은 44.8%에 달한다. 반면 케이블TV 이용률은 24.1%, 지상파 이용률은 20.1%다. 조사는 미국을 대상으로 하며, 닐슨 집계 이래 스트리밍 이용률이 유선방송 이용률을 앞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트리밍 이용률은 △유튜브 12.5% △넷플릭스 7.5% △디즈니플러스 5% △프라임비디오 3.5% △로쿠 2.5% △파라마운트 2.2% △기타 6.5% 등이다. 닐슨은 "역사적인 기록"이라며 "2021년 5월과 비교하면 스트리밍 사용량이 7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의 지난 17일 보도에 따르면 스트리밍 이용자 연령층이 다양화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익숙한 저연령층뿐 아니라 고연령층 이용도 증가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고연령층은 지난 몇 년 동안 스트리밍 서비스로 대거 이동했다"며 "특히 고연령층은 무료 서비스를 주로 이용한다. 2023년 이후 65세 이상 이용자의 유튜브 이용률이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닐슨은 1975년 종영된 서부극 드라마 '건스모크'가 최근 스트리밍 인기 시청 목록에 올랐는데, 이 역시 고연령층 때문이라고 봤다.
TV 기반 스트리밍 광고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TV 스트리밍 광고 규모는 총 329억9000만 달러(한화 약 45조5591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부터 2029년까지 예상 연평균 성장률은 8.84%다. 2029년 TV 스트리밍 광고 규모는 551억4000만 달러(한화 약 76조1097억 원)로 추산된다.
로이터는 지난 18일 닐슨 조사 결과에 대해 "미디어 이용행태에 전반적인 변화가 생겼다"며 "스트리밍 중심의 미디어 이용은 TV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으며, 광고주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푸어 닐슨 수석부사장은 뉴욕타임스에 "무료 플랫폼을 이용하기 위해선 광고를 봐야 하지만, 최근 스트리밍 이용률이 늘고 있는 고연령층은 광고에 익숙한 세대"라고 했다.
유튜브의 경우 스마트폰보다 TV를 통한 시청이 더 활발하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경영자는 지난 2월11일 연례서한에서 "지난해 미국에서 스마트폰보다 TV를 통해 유튜브를 시청한 이용자가 더 많았다"면서 "유튜브가 '새로운 TV'가 되고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TV를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이 늘고 있다. 나스미디어가 지난달 발표한 '2025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TV를 통해 유튜브·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을 시청하는 응답자는 53%(중복응답)에 달했다. 모바일로 온라인 동영상을 시청하는 비율(84.7%)보단 낮지만, 태블릿PC(37.8%)·PC(35.7%) 이용률보단 높다. 광고 요금제도 한국에서 안착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티빙 이용자 중 광고요금제를 선택한 경우는 24.6%이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선 광고요금제 이용률이 18.2%로 나타났다.
윤수현 기자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