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 받았을 뿐인데”… 한쪽 눈 실명된 2살 아기, ‘이 바이러스’ 옮았다고?
“뽀뽀 받았을 뿐인데”… 한쪽 눈 실명된 2살 아기, ‘이 바이러스’ 옮았다고?
얼굴에 뽀뽀를 받았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영국 2살 남자아이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영국 메트로에 따르면 미셸 사이먼은 지난해 8월 당시 16개월이었던 아들 주완의 왼쪽 눈이 충혈된 것을 발견했다. 항생제를 사용해도 증상은 악화했고, 의료진은 주완이 ‘헤르페스 바이러스
(Herpes simplex virus, HSV)’에 감염됐다고 진단했다.
미셸은 “주완의 각막에 포진이 자라고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땐 믿지 못했다”며 “포진은 각막이 아니라 입술이나 입안에나 생기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의료진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누군가가 주완의 눈이나 눈가에 뽀뽀해 감염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셸은 “우리 부부는 둘 다 바이러스 보균자가 아니다”라며 “주완에게 뽀뽀한 누군가는 의도하지 않았고 사랑스러운 마음에 했겠지만, 포진이 있는 입술로 아기에게 뽀뽀했다는 것 자체가 이기적이다”라고 말했다.
주완이 치료를 받을 땐 이미 각막 손상이 심해 왼쪽 눈의 감각을 모두 잃은 상태였다. 미셸은 “이미 왼쪽 눈으로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태가 됐다”며 “반대쪽 눈이나 뇌로 퍼질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추가 감염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주완은 양막 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오는 4월에는 다리의 신경을 눈으로 이식하는 대규모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신경을 성공적으로 되살리면 내년 안으로 각막 이식 수술도 받아 시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완이 감염된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피부에 홍반 등을 일으키는 흔한 바이러스 질환이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유전적, 생물학적 유형에 따라 8종으로 나뉘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은 단순 헤르페스 1형과 2형이다. 이 두 가지는 단순포진 바이러스라고도 불린다.
헤르페스 1형은 주로 입 주변, 입술, 구강 내 점막 등에 단순포진이 생기는 것으로, 피곤할 때 나타난다. 어릴 때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가족이나 친구와의 접촉을 통해 대부분 감염된다. 피부 점막 접촉이나 키스 등을 통해서도 전파되지만, 단순히 수건을 같이 쓰거나 식기를 같이 쓰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 평소 잠복 상태로 존재해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몸의 면역 기능이 떨어져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면 재발한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로 인해 단순포진이 생겨도 대부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상처를 잘 관리하면 6~10일 안에 자연 치유된다. 그런데, 면역 체계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태아나 신생아가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성인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헤르페스 1형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피부 물집이나 결막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임민영 기자 ©헬스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