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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간 대통령궁 접수…수십억짜리 美블랙호크에도 깃발

AtlantaJoa 0 2033 2021.08.15 17:58

미 '9.11 테러' 복수 위해 일으킨 전쟁…20년만에 패전
탈레반 세력들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 소재 대통령궁을 장악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AP]

백악관 앞에서 탈레반을 반대하는 아프간인들이 15일(현지시간) 국기를 흔들며 시위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아프가니스탄 반군 조직인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은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진입해 대통령궁까지 접수, 사실상 국가를 장악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를 해체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일으켰다.

당시 아프간을 장악하고 있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이 쫓겨났고, 이들은 지금까지 20년간 저항을 지속한 끝에 결국 다시 권력을 회복했다.

이날 CNN방송에 따르면 탈레반은 "평화롭게" 카불 시내로 진입했다.

미국은 이날 카불 주재 대사관에서 성조기를 내렸고, 거의 동시에 탈레반은 미군 주력 헬기인 블랙호크에도 깃발을 꽂고 승리를 과시했다.

탈레반은 카불과 인접한 동쪽 잘랄라바드(낭가르하르주 주도)와 서쪽 마이단 와르다크(마이단 와르다크 주도)까지 주요 도시와 국경 초소를 모두 장악했다. 이렇게 카불을 포위한 탈레반은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국외로 도피하면서 별다른 저항 없이 카불 시내를 점령했다.

탈레반은 미군 주력 헬기인 블랙호크 등에 깃발을 꽂은 사진을 이날 트위터에 뿌리며 승리를 과시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 장면은 미군 주둔지 중 하나인 칸다하르 공군 기지에서 며칠 전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헬기는 대당 수백만달러짜리로, 탈레반이 이를 조종할 수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탈레반이 헬기를 확보했다는 것은 미군 장비를 무력하게 내줬다는 점에서 워싱턴에 굴욕적인 일"이라고 짚었다.

탈레반은 미국이 아프간 완전 철군 계획을 지난 5월 시작한 이후 아프간 대도시를 며칠 사이에 차례로 함락한 데 이어 이날 수도까지 손에 넣게 됐다.

미군 철수 시작 후 약 두 달만에 아프간 내 400개 지역 가운데 외곽 지역들을 중심으로 거의 반 이상을 점령하더니 이달 6일을 전후해서는 아프간 주요 거점 도시들을 본격 공략, 불과 10일만에 수도 카불까지 점령한 것이다.

카불을 접수한 탈레반은 즉각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내외에 승리를 공표했으며, 아프간 정부 깃발도 끌어내렸다.

알자지라방송이 공개한 화면에 따르면 탈레반 무장 대원들은 이날 대통령궁 내 집무실로 보이는 곳으로 몰려가 책상에 앉아 있거나,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카불에서는 탈레반 진입과 맞물려 주민 수천명이 대피 행렬에 나섰다.

이날 저녁이 되자 앞서 모습을 감췄던 가니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나타나 도피를 시인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탈레반은 6시 30분께 군경이 사라진 곳에서 치안에 나서겠다며 경찰서를 접수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밤이 되면서 오토바이, 경찰차 등을 나눠탄 탈레반 반군이 거리로 밀려들기 시작했고, 미군이 지원했던 정부 군용차 험비마저 탈레반이 몰고 등장했다.

밤 9시가 되자 탈레반은 통금령을 내렸고, 도시는 공포와 혼란에 휩싸였다.

노점상을 운영하는 20살 남성은 이미 상황이 암울해졌으며, "만약 더 악화한다면 집에서 숨어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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