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린 한식 공항 검색대 통과 ‘진땀’ 국내선 항공기 이용 한인들
밑반찬·한약 등 툭하면 걸려
위탁 수하물로 부치면 해결
국제선은 더 간깐 ‘조심해야’
팬데믹 사태 이후 한국 등 해외 방문은 줄었지만 국내 여행은 여전히 많다. 특히 타지에 있는 가족 친지를 방문할 경우엔 휴대하는 짐도 늘어난다. 이때 위탁 수하물로 따로 부치면 별 문제가 없을 물품을 굳이 기내용 가방에 넣어 가려다 자주 문제가 생긴다.
지난 노동절 연휴 때 LA를 다녀온 이모(57)씨는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직장 때문에 캘리포니아에 가 있는 아들을 위해 준비한 얼린 죽과 볶음밥, 젓갈류 등이 검색 과정에서 걸려 2차 조사를 받은 것이다. 이씨는 “전에도 이렇게 가져갔지만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엔 걸려 가방을 다 열어 확인을 하고 일일이 설명을 해야 했다”며 “다행히 압수당하지는 않았지만 30여분 지체되는 바람에 하마터면 비행기를 놓칠 뻔 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LA서 애틀랜타를 방문한 김모씨(76)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조카에게 줄 선물로 한약을 얼려서 가져오려다 검색대를 통과하지 못하고 2차 조사를 받아야 했다. 김씨는 짧은 영어로 애써 설명을 했지만 한약을 알지 못하는 공항 직원은 막무가내, 그 자리서 거의 압수당할 뻔 했다. 다행히 한참 실랑이 하는 장면을 본 상급자가 나타나 김씨가 나이든 노인임을 감안해 OK 해 준 덕분에 겨우 가져올 수 있었다.
이와 관련 델타항공 관계자는 “국내선이라 큰 문제가 없을 줄 알고 기내 가방에 짐을 챙겨 넣었다가 압수당하는 한인들이 의외로 많다”며 “검색대에서 걸려 2차 검사까지 받으면서 불필요한 곤욕을 치르거나 자칫 비행기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기내 반입 금지 물품은 수하물로 따로 부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미국 교통안전청(TSA)의 휴대 물품 제한 규정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날카로운 칼 종류와 인화성 물질은 기내 휴대가 금지된다. 물이나 음료수 등의 액체류, 젤 및 에어로졸도 금지되지만 소량일 경우 제한된 범위에서만 휴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세면용품은 100ml(3.4온스) 이하일 경우 검색대를 거쳐 기내 반입이 가능하며 손 세정제는 12온스 이하일 경우 휴대 가능하다. 육류나 해산물 등은 완전 냉동(고체 상태)일 경우 쿨러 또는 다른 용기에 얼음 또는 얼음 팩으로 포장된 상태에서 개별 검사를 거친 후 기내 반입이 가능하다.
한편 한국 방문 후 미국에 들어오는 경우에는 수하물로 부치는 것까지도 조심해야 한다.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가공하지 않은 육류를 비롯한 냉동 만두, 견과류, 해산물, 잡곡, 각종 야채, 과일 등은 유해 세균 유입 우려로 인해 미국 반입이 전면 금지된다. 또 텃밭을 가꾸기 위해 들여오는 각종 씨앗 또는 나무 묘목, 생화 등도 해충 때문에 들여 올 수 없다.
CBP에 따르면 만약 신고 없이 반입 금지물품을 소지하고 있다가 무작위 검사에 걸릴 경우, 거짓신고로 1차 적발 시 최대 1000달러까지 벌금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자진 신고한 경우, 벌금 없이 압수만 당한다. 판매용으로 들여오다 적발된 경우라면 벌금은 최대 1만 달러까지 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