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 총격범에 ‘종신형’...한인 사망 재판선 사형 가능성
체로키 법원에서 비한인 4명 사망 첫 재판
형량 협상 후 유죄 인정...증오범죄 배제
한인 4명 살해 재판은 풀턴 카운티서 진행
27일 체로키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에서 스파 총격범 애론 롱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리고 있다. [사진= 11 얼라이브]
지난 3월 16일 체로키 카운티와 풀턴 카운티에 있는 스파 업소에서 총기를 난사해 한인 4명을 포함 8명을 살해한 로버트 애런 롱(사진)이 27일 오전 체로키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에서 가석방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이날 재판에서는 체로키 카운티에서 중국계 여성 2명과 백인 남녀 등 4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에 대해서만 다뤘다. 한인 4명이 희생된 총격 사건은 풀턴 카운티에서 따로 기소됐다. 풀턴 카운티 검찰은 롱에게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고 사형을 구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롱은 법정에서 체로키 카운티에서 발생한 4명의 총격 살인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법원은 4건의 살인에 대해 가석방 가능성이 없는 종신형을, 그 외 혐의에 대해 추가 35년 징역을 선고했다. 체로키 카운티 검찰과의 형량 협상에서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을 종신형으로 낮추는 합의가 이뤄진 결과다.
사건 직후 아시아계 여성을 향한 증오가 범행 동기가 됐다는 비판론이 거세게 일어났으나 체로키 카운티 검찰은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또 롱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사과 및 반성을 단 한마디도 전하지 않았다. 다만 범행 과정 및 성중독에 관한 판사의 질문에는 소상히 답했다. 그는 “범행 장소를 방문해 화장실에서 총을 꺼낸 후 쏘기 시작했다”며 “방아쇠를 당긴 후에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백지상태였다”고 말했다.
롱의 변호인 재커리 스미스 변호사는 “풀턴 카운티의 재판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금 최후 진술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체로키 카운티 검찰과 긴밀히 협력해 오늘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유죄 인정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롱의 의지”라고 말했다.
재판 결과가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롱에 대해 증오범죄 혐의가 제기되지 않은 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생물학자인 테리안 웡 씨는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범행의) 의도와 목표가 분명했기 때문에 검찰이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건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캐롤린 보르도 조지아주 연방 하원의원은 “새로 제정된 증오범죄법에 따라 완전히 수사되길 바란다”면서 “아시아태평양계(AAPI) 커뮤니티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인종적 동기에 따른 공격은 최대한 심각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격 사건 생존자와 유가족 지원을 위한 모금 활동을 펼친 아시안아메리칸리소스센터(AARC)의 하비에르 김 사무총장은 “그는 감옥에서 그의 삶을 살 것”이라며 “희생자들과 그들의 가족, 사회 전체에 대해 그가 한 일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애틀랜타에서 활동하는 에드 손 변호사는 “아시아계 커뮤니티는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됐을지 모르지만, 오늘 애틀랜타의 아시아계 커뮤니티는 총격 사건 이전보다 덜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